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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어디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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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월호 2024년 4월호 믿음의 새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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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새싹-어린이 페이지


오빠는 어디 있을까요?


캐슬린 도레 로


“무슨 일 있어?”

라레이가 룸메이트인 케이실라에게 물었어요.

케이실라가 앞에 있는 학교 식당 식판에서 눈을 들어 쳐다봤어요. 야채 수프와 소니아 선생님이 만든 따끈따끈한 빵은 평소에 케이실라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에요. 그런데 수프가 식어 가는데도 케이실라는 그냥 쳐다보고만 있었어요.

“아침 내내 말도 없고 시무룩한데 뭣 때문에 그래?” 

라레이가 끈질기게 물었어요.

“데이미언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

케이실라가 중얼거리듯 말했어요.

라레이가 숟가락을 입으로 가져갔어요. 

“데이미언이라면 네 오빠 아니야?”

케이실라가 고개를 끄덕거렸어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오빠야.”

그러고는 의자를 뒤로 빼고 몸을 늘어뜨렸어요.

수업 시작 종이 울리자 여학생들이 일어서서 각자의 식판을 부엌으로 가져갔어요. 

다른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복도에서 농담을 주고받으며 수학 수업을 들으러 가는 사이 케이실라는 폴 목사님 사무실로 재빨리 들어가 목사님 책상 옆에 있는 의자에 주저앉았어요. 목사님이 고개를 들고 케이실라의 풀이 죽은 눈을 보고는 무슨 일이 있다는 걸 눈치챘어요.

“이번 주가 힘들었니?” 목사님이 물었어요.

케이실라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무슨 일인지 말해 줄 수 있겠니?” 

목사님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어요.

케이실라가 고개를 푹 숙였어요. 

“오빠 생각이 계속 나요.”

케이실라가 중얼거렸어요. 케이실라는 여동생과 홀브룩 인디언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초등학교 1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까지 전교생이 학교 기숙사에서 살고 있죠. 케이실라는 평소에는 쾌활했지만 오빠가 외롭게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곳에서 생활하는 게 참을 수 없이 힘들었어요.

“오빠에게 전화하거나 이메일을 보낼 수는 없니?”

목사님이 물었어요.

케이실라가 슬픈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어요. 

“오빠 주소나 전화번호가 없어요.”

그러고는 애타는 듯 청바지에 손을 비볐어요. 

몇 가지 방법을 곰곰이 생각해 본 끝에 목사님이 말했어요.

“케이실라, 예수님께서는 오빠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고 계실 거야. 그렇지?”

슬픔에 젖은 케이실라의 눈이 목사님 눈과 마주쳤어요. 케이실라는 자신의 마음을 예수님께 드렸어요. 케이실라의 가족은 아메리카 원주민 나바호족인데 가족 중 처음으로 케이실라가 침례를 받았죠.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환한 미소가 케이실라의 얼굴에서 떠나지 않았어요. 지금까지는 말이에요.

“하나님께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 달라고 함께 기도해 보는 건 어떨까?” 

목사님이 말했어요.

케이실라가 끄덕이더니 고개를 숙였어요.

“하나님, 케이실라가 오빠를 너무나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데이미언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계시니 케이실라가 오빠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목사님이 이렇게 기도하다 잠시 멈추고 케이실라를 올려다보았어요. 케이실라가 목사님을 보자 목사님이 이제 케이실라 차례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어요.

케이실라가 다시 눈을 감았어요. 

“예수님, 오빠가 보이시나요? 오빠를 집으로 보내 주시겠어요?”

눈물 때문에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어요.

“오빠가 걱정돼요. 오빠는 괜찮나요? 오빠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아멘.” 

목사님이 일어났어요. 그러고는 문 쪽으로 손짓했어요. “자, 이제 브라운 선생님에게 가 보자.” 

평소처럼 브라운 선생님의 사무실은 학생들로 정신이 없었어요. 한 학생은 약이 필요해서 왔고, 다른 학생은 써 넣어야 할 서류가 있었고, 4학년 학생 한 명은 질문이 있었는데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브라운 선생님만이 알고 있었어요. 브라운 선생님은 교무과장이자 교감, 상담사로 매우 바빴어요.

목사님이 케이실라의 사정을 설명하자 브라운 선생님이 사무실에서 다른 아이들을 내보내고 두 사람과 함께 앉았어요.

목사님의 도움을 받으면서 케이실라는 그토록 자신을 슬프고 불안하게 하는 문제를 말했어요. 브라운 선생님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케이실라의 말을 듣더니 다정하게 몇 가지 질문을 했어요. 그러자 케이실라의 기분이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어요. 마지막으로 데이미언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게 해 달라고 다 함께 기도했어요. 이제 수업받으러 가는 케이실라의 얼굴에 희망의 빛이 어렴풋이 떠올랐어요.

목사님이 브라운 선생님 사무실에 그대로 남아 데이미언을 찾을 방법을 의논했어요. 여동생이 애타게 연락을 바란다는 소식을 데이미언에게 전할 방법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그런데 목사님도 브라운 선생님도 그 방법을 알려 달라는 기도의 응답을 받지 못했어요.

그날 밤 기숙사 자습 시간에 케이실라가 학생처장실로 불려 갔어요. 

“전화 왔단다.” 

학생처장님이 케이실라에게 수화기를 건네주었어요.

“누구인가요?”

케이실라가 물었어요.

“그건 모르겠는데.”

학생처장님이 대답했어요.

케이실라가 어깨를 으쓱하고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전화기에 대고 말했어요.

“여보세요?”

“케이실라, 오빠야.”

수화기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말했어요. 케이실라는 들고 있던 수화기를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쳐다봤어요.

“누구라고?”

“데이미언이라고. 오빠야.”

전화기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같은 말을 반복했어요. 

“조금 전에 엄마하고 통화했는데 엄마가 너한테 전화해 보라고 하셨어.”

그러고는 잠시 뜸을 들이다 말했어요. “

“잘 지내고 있어?” 

이때쯤 되자 케이실라의 심장이 흥분으로 두근거렸어요. 

“데이미언이라고? 데이미언? 오빠?” 

케이실라가 전화기에 대고 질문을 퍼부었어요. “지금 어디야? 왜 지금까지 전화 한 통 없었어? 2년 동안 얼굴도 못 봤잖아!” 말이 뒤섞여서 나왔어요.

기쁜 마음으로 학생처장님이 여동생인 카리나도 사무실로 불렀어요. 케이실라가 여동생에게 전화기를 건네주었죠. 카리나는 엄마라고 생각하고 전화를 받았어요.

“여보세요?”

“안녕, 카리나! 오빠야.”

“누구라고?” 카리나가 놀라서 물었어요. 카리나는 케이실라를 쳐다봤어요. 케이실라는 킥킥하는 웃음소리가 들릴까 봐 손으로 입을 막고 있었어요. 오빠의 목소리를 듣자 카리나의 눈이 동그랗게 커지기 시작했어요. 갑자기 고함을 쳤는데 그 소리가 복도까지 울려 퍼졌어요. 이제 케이실라는 웃고 있었고 카리나는 오빠가 진짜로 전화했다는 게 그제야 실감이 나서 울고 있었어요.

목사님과 브라운 선생님이 오빠를 찾을 방법을 생각해 내지 못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기도하는 동안에도 그 계획을 이루어 나가고 계셨어요.

추수감사절 휴가 시간에 맞춰 데이미언이 온 가족을 자신이 있는 애리조나주 피닉스로 초대했어요. 2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뒤 가족이 모두 모였어요. 그리고 이 휴가 동안 케이실라에게 제일 좋았던 게 좋은 음식은 아니라는 건 모두가 알겠죠? 제일 좋았던 것은 오빠를 찾게 해 달라는 기도에 하나님께서 놀랍게 응답해 주셨다는 거예요. 다윗이 이렇게 말할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케이실라가 알게 되었죠. “저녁에도, 아침에도, 대낮에도 나는 탄식하며 부르짖습니다. 그러면 여호와께서는 내 목소리를 들으실 것입니다”(시 55:17, 쉬운성경).


캐슬린 도레 로 가족과 함께 야외 활동을 즐기는 작가이자 은퇴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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